[앵커]
한 지방 도시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도둑이 출몰하고 있습니다.
이 황당한 알몸 도둑을 잡으러 경찰이 나섰는데 범인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.
백종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불 꺼진 미용실에 누군가 들어옵니다.
계산대로 가서 능숙하게 현금만 챙긴 뒤 홀연히 사라집니다.
그런데 도둑은 속옷은 물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습니다.
얼굴에는 검은색 비닐을 쓰고 손에는 비닐장갑을 꼈습니다.
이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알몸 도둑입니다.
이 가게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다시 이 발가벗은 침입자에게 털렸습니다.
[미용실 주인 : CCTV를 보니까 알몸 상태로 있길래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살다가 이런 도둑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고 너무 어이도 없었고 웃기기도 했어요.]
나체 도둑은 주로 영업시간이 끝나는 자정쯤 현금이 있을 만한 상가를 노렸습니다.
알몸 도둑은 이처럼 CCTV가 없는 상가를 고른 뒤 건물 뒤쪽에 있는 비좁은 화장실 창문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.
피해를 본 가게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.
인근 가게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0여 차례나 피해를 봤습니다.
심지어 벗은 도둑과 맞닥뜨린 가게 주인도 있습니다.
[음식점 주인 : 다섯 차례 들어오니까 불안해서 (이 걸레 자루를) 준비했어요. 저도 목숨이 위험하니까, 이걸 준비해서 잠잘 때 항상 옆에 놓아요.]
황당한 도둑을 잡기 위해 경찰이 나섰지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.
[경찰 관계자 : 주변에 주차된 차량에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확인해서 피의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.]
경찰은 CCTV를 교묘하게 피해 다니고 현금이 있는 곳을 잘 아는 것으로 볼 때 지역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일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습니다.
YTN 백종규[jongkyu87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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